2026년 하반기 취업 시장이 업종별로 뚜렷한 명암을 드러내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공개한 '2026년 하반기 노동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AI)·반도체, 바이오헬스, 방위산업 등 이른바 '3대 성장 섹터'의 채용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5~2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단순 사무·행정직과 전통 제조업 생산직은 자동화·디지털 전환의 영향으로 채용 공고 건수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분야별로 보면 AI·반도체 업종이 가장 두드러진 채용 확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AI 스타트업과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이 머신러닝 엔지니어, AI 프로덕트 매니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의 직무를 대규모로 충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기술과 엣지 컴퓨팅 분야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관련 경력자는 연봉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바이오헬스 분야 역시 하반기 취업 시장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임상 확대와 신약 개발 가속화에 나서면서 임상시험 코디네이터(CRC), 규제업무(RA) 전문가, 바이오 공정 엔지니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의료 AI 솔루션 개발자와 헬스데이터 분석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공계 학위에 더해 데이터 분석 역량을 보유한 복합형 인재를 우선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산업은 국내외 안보 환경 변화와 'K-방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채용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 기업들은 하반기 공채 규모를 확대하거나 상시 채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채용 계획을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우주 시스템 엔지니어, 무인기(드론) 개발자, 사이버보안 전문가 등이 방산 분야의 대표적인 유망 직종으로 꼽히고 있다. 군 복무 경험과 보안 자격증을 보유한 지원자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취업 전문가들은 업종 불문 'AI 리터러시'가 하반기 채용의 기본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생성형 AI 도구를 업무에 실질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역량이 직무 적합성 평가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디지털 격차로 인한 취업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국민내일배움카드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AI 직무 전환 교육 예산을 상반기 대비 30% 이상 증액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직자들은 직무 전문성과 디지털 역량을 균형 있게 강화하는 전략이 하반기 취업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