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연간 1,500만 명을 웃도는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환경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관광 정책 패키지를 마련 중이다. 2026년 7월 현재, 도는 오는 하반기 중 '제주형 지속가능 관광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환경 당국과 관광업계 간 이해관계 조율이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입도세(入島稅)' 도입 여부다. 제주도는 지난 수년간 입도세 도입을 검토해 왔으나, 관광객 감소를 우려한 숙박·여행업계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한라산 백록담 인근 토양 침식과 해안 습지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재논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항공·선박 탑승 시 1인당 일정 금액을 부과하고, 조성된 재원을 환경복원기금으로 운용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생태 탐방로 총량제도 주요 정책 의제로 떠올랐다. 제주도는 올해 초부터 한라산 국립공원과 오름 일대 탐방로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여왔으며, 일부 오름은 이미 요일제 입장 제한을 시행 중이다. 도 환경정책과는 탐방로 수용 인원을 과학적으로 산정해 초과 예약을 차단하는 '스마트 예약 시스템'을 2027년까지 전면 도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인기 탐방지에 대한 사전 예약제 의무화가 단기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생태계 보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탄소중립 관광 인증제도 새롭게 도입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숙박업·렌터카업·관광지 운영자 등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실적과 친환경 운영 여부를 평가해 '그린 투어리즘'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증 업체에는 도세 감면과 공공 홍보 지원 혜택이 주어질 예정으로 전해진다. 제주연구원 측은 인증제가 관광 수용력 관리보다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어, 수요 관리 정책과 병행해야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광업계는 환경 보전의 필요성 자체는 공감하면서도 규제 일변도의 접근에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실질적 보전 효과를 담보하면서도 지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관광 수익의 일정 비율을 환경세로 환원하는 구조적 메커니즘이 없이는 지속가능한 관광이 구호에 그칠 수 있다며, 도와 중앙정부, 관광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제주도는 오는 9월 열리는 '제주 지속가능 관광 포럼'에서 종합계획 초안을 공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관광과 환경이라는 두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대한 제주도의 선택이 국내 다른 생태 관광지의 정책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