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물가 장기화로 인한 서민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활비 절감 종합대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대책은 식품·에너지·교통·의료비 등 4대 핵심 생계 분야를 망라한 것으로, 7월 초부터 단계적으로 시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서민 가계의 체감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농산물 수급 안정화 조치다. 정부는 배추·무·양파 등 주요 채소류에 대해 계약재배 물량을 확대하고, 수입 과일에 부과되는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식탁 물가를 전년 대비 평균 5~8%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통시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연계한 '착한 가격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전국 주요 거점에 추가 개설해 유통 마진을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이 강화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가구에 지급되는 에너지 바우처 금액이 가구당 평균 12만 원 수준에서 15만 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아울러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1인 가구와 노인 단독가구의 전기 요금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요금 체계 조정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가스 요금 역시 하반기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계 기관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다.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감기·소화불량 등 가벼운 질환에 활용 가능한 약품 처방 절차를 간소화하고, 외래 진료 본인부담금 경감 대상을 일부 확대하는 방안이 보건복지부 주도로 논의되고 있다. 또한 고령층을 위한 만성질환 관리 패키지를 확대 적용해 불필요한 병원 방문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비 부담과 관련해서는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 적용 범위를 광역버스까지 넓히는 방안이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 과정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종합대책이 단기 물가 안정에는 일정 부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구조적 물가 상승 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원·달러 환율 불안정이 지속되는 한 생활물가 압력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가계 차원에서도 정부 지원책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바우처, 복지 할인 카드, 공공 알뜰폰 요금제, 로컬푸드 직판장 이용 등 개인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절감 수단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실질적인 생활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강조하고 있다.